구독자 1억 유튜버가 만든 AI를 보며 배운 것, 일은 맡겨도 '나'는 맡기지 않아요 대표 이미지

들어가며

구독자 1억 명. 한때 세계에서 가장 유명했던 게임 유튜버 퓨디파이가 얼마 전 AI를 직접 만들어서 공개했어요. 이름은 오디세우스(Odysseus),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는 무료 오픈소스예요. 깃허브에서 별을 14,000개나 받았더라구요.

게임하던 사람이 AI를 만들었다는 소식만으로도 신기했는데, 정작 제 마음에 오래 남은 건 기능 소개가 아니었어요. 그가 힘주어 말한 원칙 한 줄이었어요.

"AI가 답장을 써줘도, 읽고 보내는 건 나다."

1억 유튜버가 만든 AI, 기능보다 원칙이 남았어요

오디세우스에서 먼저 눈에 띈 건 돌아가는 방식이었어요. 외부 서버에 내 정보를 올려두고 쓰는 게 아니라, 내 컴퓨터 안에서 돌아가는 셀프호스팅 방식이에요. 퓨디파이가 그렇게 만든 이유는 분명했어요. 내 데이터를 빅테크에 넘기고 싶지 않아서요.

구독자 1억 명을 모았던 사람이면 뭐든 크게 벌일 수 있었을 거예요. 그런데 그가 공들인 방향이 '나 대신 다 해주는 AI'가 아니라 '내가 쥐고 쓰는 AI'였다는 게 한참 마음에 남았어요. AI를 멀리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거든요. AI를 직접 만들 만큼 깊이 쓰는 사람이 그어둔 선이라서 더 무게가 있었어요.

일은 AI에게, 마지막 손은 나에게

그 한 줄을 제 식으로 풀어보면 단순해요. 반복 작업, 자료 정리, 초안 만들기 같은 일은 AI에게 맡겨요. 그런데 답장은 AI가 써줘도 읽고 보내는 건 나예요. 글은 내가 쓰고, 결정은 내가 해요.

저도 비슷하게 지키는 게 있어요. 초안은 도움을 받는 날이 많아요. 대신 보내기 전에 꼭 제가 읽어요. 읽다 보면 '이건 내 말이 아닌데' 싶은 문장이 한두 개씩 보이거든요. 그걸 제 말로 고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아요. 그런데 그 몇 분이 받는 분에게는 완전히 다른 메시지가 돼요. 도장은 내가 찍는다는 마음이랄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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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데이터도 내가 쥔다

오디세우스가 내 컴퓨터 안에서 돌아간다는 건, 무엇을 AI에게 알려줄지부터 내가 정한다는 이야기예요. 다 보여주고 다 맡기는 게 아니라, 보여줄 것과 쥐고 있을 것을 내가 고르는 거예요.

저는 이게 거창한 보안 이야기라기보다 태도 이야기라고 느꼈어요. 내 기록, 내 대화, 내 작업물이 곧 나거든요. 어디까지 열어줄지 정하는 사람이 나라면, AI를 아무리 많이 써도 중심은 흔들리지 않더라구요.

자동화가 늘수록, 내가 쥔 것이 그 사람의 색이 돼요

따능스쿨도 작은 팀과 함께 자동화를 하나씩 늘려가는 중이에요. 그럴수록 더 또렷해지는 게 있어요. 비슷한 AI를 쓰는 사람이 많아질수록, 그 사람을 그 사람답게 만드는 건 무엇을 맡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끝까지 쥐고 있느냐더라구요.

수강생 한 분 한 분에게 보내는 답, 제 이름으로 나가는 글, 그리고 방향을 정하는 결정. 이 세 가지는 앞으로도 제 손에 두려고 해요. 나머지를 가볍게 맡길수록, 쥐고 있는 것에 더 정성을 들일 수 있으니까요.

이런 분에게 도움이 됩니다

  • AI에 일을 맡기기 시작했는데 어디까지 맡겨야 할지 고민되는 분
  • 답장도 글도 자꾸 맡기다 보니 내 목소리가 옅어지는 것 같은 분
  • AI를 적극적으로 쓰면서도 나다움은 지키고 싶은 분

AI한테 일은 맡겨도 '나'는 맡기지 않는 것. 1억 명의 구독자를 모았던 사람이 AI를 직접 만들면서까지 지키려던 게 결국 이거였다는 사실이, 저는 꽤 든든한 응원처럼 느껴졌어요.

오늘 AI에게 무언가를 맡기고 계시다면, 마지막에 읽고 보내는 자리만큼은 비워두지 마셔요. 그 자리가 그 사람의 색이 되거든요.

P.S. 이 글도 초안은 도움을 받았어요. 그래도 읽고 고치고 내보내는 건 결국 저였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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